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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아 이선희 30년전 인연

yuniiii 2020. 11. 23.

싱어게인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을 보니 반가운 가수가 한 명 보였다. 50호 가수로 나온 <여자 양준일> 윤영아. 

개인적으로 가수 이선희님의 팬인지라 심사를 어떻게 하실지 궁금한 마음에 졸리는 눈을 비벼가며 본방으로 감상했었는데, 윤영아를 보니 격세지감을 느꼈다. 

30년전 같은 장소에 있었던 윤영아, 이선희 

 

방송에서 소개되진 않았고,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윤영아는 1990년 kbs 청소년 창작가요제 대상 출신이다. 다른 참가자들과는 격이 다른 파워풀한 보이스로 압도적인 실력을 선보였던 윤영아는 <오선지에 그리는 슬픔>이라는 노래로 예상대로 대상을 수상했고, 그날 초대가수로 나왔던 사람이 바로 이선희다. (그날 민해경 신해철 김상아도 나왔다. 그만큼 kbs가 공들여 제작한 가요제다. 듣보잡 가요제가 아니라는 것.) 

 

윤영아-이선희 (해당 가요제 장면은 아님)

 

즉, 싱어게인 심사위원과 참가자로 만난 이선희, 윤영아가 30년전 같은 장소에 있었던 것. 그 사실을 너무나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나는 묘한 감정이 들었다.

 

어떻게 그렇게 생생히 기억하냐구? 당시 난 이선희님의 팬이었거든. 그때 물 만난 고기처럼 무대를 휘어잡는 윤영아를 보면서 이선희의 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겠다 생각했고, 그날 이선희는 초대가수로 나와 '추억의 책장을 넘기면'을 불렀는데 사비 부분에서 미묘한 가사 실수를 해서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18살 어린 나이에 독보적인 가창력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던 윤영아. 이후 <미니데이트>라는 번안가요를 발표하며, 주목을 받았었지. <섹션TV 연예통신>에 나와 음악평론가로부터 "세계무대까지는 모르더라도 아시아권에서는 충분히 통할만한 가수"라는 평가를 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은 가수였다.  

 

하지만, 생각만큼 승승장구하진 못했다. 1집 <고백>도 참 좋았었는데, (테이프 사서 늘어질때까지 들었다.) 댄스곡보다는 본인의 소울풀한 가창력을 살린 곡으로 디바 이미지로 성장했다면 어땠을까 싶다. 이후 한동안 활동이 없다가 <오빠 사랑해>라는 트로트곡으로 잠시 활동하다 (이 노래 완전 신남. 왜 히트 못했지?) 지금은 마트 캐셔 일을 하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가수라 참 안타깝다.

 

싱어게인 심사위원 이선희는 과거 "무대를 걱정하며 노래 한적은 없다" 라고 언급한 바 있다. 데뷔 직후부터 톱이었고, 1990년대 중반 살짝 주춤하긴 했지만 2000년대 이후 국민가수 반열에 오르면서 커리어를 잘 이어오고 있는 분. 반대로 윤영아는 가진 재능을 제대로 꽃피우지 못하고 긴 시간이 지나 다시한번 간절한 마음을 갖고 싱어게인에 임했다.

 

클라스는 여전하다. 흥해라 윤영아!

30년만에 서로 다른 위치에서 만난 두 사람. 이선희는 30년전 윤영아를 기억할까? 방송에 별다른 언급이 없는걸로 보아 기억못하는 듯. 아니면 편집되었을수도 있고. (가요제 당시 윤영아의 무대를 바라보는 이선희의 모습이 화면에 잡혔었는데.. 난 기억력이 너무 좋아서 문제야.) 

 

어찌됐건 두 사람 모두 개인적으로 격하게 애정하는 가수다. 이선희의 따뜻한 멘토링과 윤영아의 탤런트가 시너지를 발휘해 작은 기적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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